상속재산 분배문제로 다툼이 벌어졌다는 뉴스가 종종 나오지만, 여전히 가족간에는 비합리적인 개념인 정(情)이 우선할 때도 많습니다.
특히 부모자식간에는 돈보다는 신뢰를 선택하는게 옳다라고 어릴때부터 자연스럽게 배웠던 것같습니다.
하지만 최근들어 이런 관념이 매번 옳은 것인가를 심각하게 고민하게 되네요.
저는 신용정보회사에서 채권추심업무로 몇년간 근무한 경력이 있습니다. 지금도 네이버 지식 등에서 답변을 자주 올리고 있죠.
이런 상담을 하다보면 정말 가족, 친척, 친구 사이에도 정말 믿음을 갖기가 어렵습니다.
몇백, 몇천만원 꼭 갚겠다고 돈을 빌려가서는 떼먹는 일은 부지기수(不知其數)이고, 신용카드나 휴대폰을 빌려가서는 사용한 요금을 안 갚는 일도 흔합니다.
친한만큼 당연히 돌려줘야할텐데 반대로 친한 만큼 못 갚게 되도 이해하겠지.. 생각하는거죠.
어제 어머니께서 전화를 주셨습니다. 식당을 개업하려고 하는데 상가임대계약서과 개인사업자명의를 제걸로 해도 되냐고 물어보시더군요.
순간 당황했습니다. 예전에 식당을 하셨던 경력은 있으시지만 최근들어 그 쪽으로는 아무런 말씀도 없으셨거든요. 게다가 명의대여..
가족간에 빌려줬다가 어떤 피해를 입는지 전 빤히 알고 있습니다. 부가세 등의 세금을 미납하게 되면 명의자가 모두 책임져야하죠.
그런 문제가 없다고 하더라도 제가 4대보험 직장에 근무하면서 투잡 사업을 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소득세가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지금 어머니명의로 할 수 없는 이유가 몇년전 신용불량자가 되어서 아직 해결하지 못해서입니다.
이 상황에서 타인사업자로 개업하게 되면 재산은닉의 의심을 받게 되죠. 채권자측에서 식당을 하는걸 알게되면 피곤해지지 않을까 싶네요.
짧은 시간동안 정말 복잡한 심정으로 고민하다가 결국 직장에 근무중이라서 저도 세금 등의 사유로 제명의를 빌려드릴 수 없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어머님의 기대를 깨는건 죄송하지만, 제 가정을 지키는게 더 중요하다는 결정을 하게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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