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늙지 않는 사람은 없다는 걸 알고 있지만 나만은 안 늙을 줄 알았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나이를 아예 안 먹을 것이다. 노인이 안 될 것이다.. 이런 얘기가 아닙니다. 늙어도 아픈데 없이 건강하게 늙어갈 것이다는 말입니다.
ㅎㅎ 세상에 이런 어리석은 착각도 별로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떻게 나이가 들어가는데 나 혼자만 튼튼할 수 있다라고 생각을 했는지 말입니다. 물론 제가 체질적으로 아픈데 없고 건강한 편이라 지금까지 병원 신세 한번 제대로 진 적이 없어서 이런 마음을 가졌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사십대 중반이 넘어서면서 현실을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스마트폰의 문자가 안 보이기 시작하더군요. 노안(老眼)이 온 것입니다.
제가 중학교때쯤 아버지께서 신문을 멀찍이 두고 읽으시는 걸 예전에 봤기 때문에 노안이 올 수도 있다는걸 알았지만 육십대가 넘어서야 시작할 줄 알았습니다.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딱 지금의 제 나이 정도셨던 것 같습니다.
노안이 시작되었다 느낀지 얼마되지 않아서 폰으로 문자하고 읽는게 정말 귀찮아지더군요. 돋보기 안경을 끼고 멀찍이 책을 읽는 모습, 이젠 제가 그 상황이 된 것입니다. 정말 당황스럽습니다. 제 경우는 시력이 근시로 심하다보니 다촛점렌즈로 안경을 맞춰야할 것 같습니다.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게 되니 자연스럽게 아버지를 보게 되네요. 연세에 비해서 아주 정정하시지만, 그래도 1년에 한두번 아프신데 그럴 땐 감기만으로도 1주일 이상 고생을 하십니다.
지금도 등산은 20 ~ 30대에 못지 않은 속도로 올라가시지만 역시 세월은 속일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저도 언젠가는 그 길을 가겠죠. 아니 아버지는 그래도 꾸준히 운동을 하셨지만 전 결혼 이후로는 운동과 담을 쌓아서 더 빨리 늙어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시간이 흐르면 늙어가는게 정상이겠지만, 갑자기 왜 이리 서글픈지 모르겠습니다... 이왕 나이는 한순간에 열살, 스무살 먹는게 아니다보니 나도 모르게 천천히 체력도 떨어지고 흰머리도 많아지고 몸도 마음도 약해지겠죠.. 아마 지금처럼 조금은 놀라겠지만, 자연스럽게 익숙해질 것 같습니다.
지금은 노안으로 놀랐는데 다음번엔 무엇으로 놀라게 될까요? 백 살, 오래 살고 싶지는 않지만, 생명이 붙어 있는 시간까지는 건강하게 살고 싶습니다. 그럴려면 그만큼 운동도 하고 노력도 해야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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