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면 가끔 실수를 할 때가 있는데 올해는 제 부족한 식물지식 때문에 완전히 속아서 제대로 삽질을 했습니다. 도시촌놈이라는 표현이 딱 맞는 것 같습니다.

 

지난 3월말에 식목일이벤트로 합천군에서 묘목을 나눠줬는데 그때 밤나무와 음나무(엄나무), 산수유를 받았습니다.

 

집 뒤에 임야같은 텃밭이 있는데 마침 거기에 있는 작은 나무와 음나무의 묘목이 거의 똑같이 생겨서 같은 종류인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열흘 전부터 새순이 나기 시작해서 봤더니 두릅처럼 생겼더군요.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봤더니 엄나무순을 개두릅이라고 하고 비슷하게 생겨서 개두릅인 줄 알았습니다.

 

 

 

 

그렇게 열흘 정도 튀김도 해먹고, 된장무침도 해먹고 하면서 블로그 포스팅까지 했는데.. 어제 오가피순을 검색하다가 인터넷을 뒤적거려봤더니 음나무순은 완전히 다른 모습이더군요. 개두릅의 잎모양은 마치 오가피잎과 비슷한 모양이었습니다.

 

킁.. 근 한 달정도 두릅을 음나무로 잘못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두 가지 다 밝은 회색빛의 줄기에 0.5cm 정도 크기의 가시가 불규칙하게 나있습니다. 작은 묘목일땐 비교해봐도 정말 구별이 되지 않을 정도로 흡사해보입니다.

 

정말 속을만 한 것 같습니다. 음나무는 껍질과 뿌리에도 약효가 있어서 삼계탕에도 넣어먹을 수 있다는게 장점인데 두릅껍질도 말려서 물 끓일 때 넣어 마시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순이 나기 전까진 차이를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첫번째 사진과 두번째 사진 정말 비슷하지 않은가요?

 

그런데 차분히 살펴보니 차이가 보이네요. 첫번째 사진은 가시가 좀 굵고 많이 균일해보입니다. 잎눈이 없어서 그런지 균일해보입니다. 엄나무묘목입니다.

 

두번째 사진은 그와는 달리 잎눈이 있는 부위가 손가락 마디처럼 조금 더 굵고 가시도 많이나 있습니다. 두릅묘목입니다. 비슷해보이지만 차이가 보이네요.

 

 

 

순이 좀 더 자란 것을 보면 두릅순이 마치 장미나 찔레나무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마침 저희 텃밭에 장미도 제법 자라고 있어서 사람을 헷갈리게 만드네요. 눈에 띄는 차이점은 장미과는 잎사귀 모양이 조금 더 둥글고 테두리 가장자리 쪽에 색깔이 조금 다르다는 점입니다. 좀 더 크면 확연하게 차이가 나죠.

 

시골생활을 하다보니 정말 제가 도시촌놈이라는걸 느낍니다. 맨날 마트와 식탁에서 봤는데도 실제로 자라는건 한번도 본적이 없으니.. ㅎㅎㅎ;;

 

예전에 도시아이들은 쌀이 나무에서 난다고 그림을 그리기도 한다는데 딱 제 모습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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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간 귀촌을 계획하고 작년에 집을 구하러 다녔습니다. 원래는 저희 가족이 다 바다를 좋아해서 바닷가 쪽인 고성이나 사천, 통영, 남해 쪽으로 찾아다녔습니다.

 

여윳돈이 없어서 촌집으로 저렴한 곳을 구해서 개조하려고 했는데 마음에 드는 곳을 찾기 정말 힘들더군요. 거의 폐가에 100평도 안 되는 집들도 2500 ~ 3000원 안팎이고, 살만하다 싶으면 4 ~ 5천만원. 몇년 사이에 많이 오른 것 같습니다.

 

그렇게 헤매다가 이사해야할 때가 가까워지면서 진주나 함안, 하동, 창녕 쪽까지 범위를 넓혀서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역시 사람 일은 알 수 없다고 인터넷으로 벼룩시장, 교차로를 뒤적거리다가 합천에 아궁이집을 발견했습니다.

 

 

 

 

약 250평 정도에 2800만원, 평당 10만원 좀 더 되는데 다른 지역에 비교해서 2배 이상 땅이 넓어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만큼 건물이 상태가 안 좋을거라 생각은 들었지만 그래도 한번 보러가기로 했습니다. 역시나 재래식 화장실이고 촌집이라 건물이 지은지 오래되긴 했지만 지붕도 칼라강판으로 개조되어서 마음에 들더군요.

 

그리고 마당도 없고, 차가 못 들어온다는 것도 단점, 평수가 250평이나 되는데 그게 바로 뒷쪽에 텃밭이 150평 정도 포함되어 있어서 그런 것입니다. 말이 텃밭이지 대부분 밤나무가 심겨져 있는 산이고 고작 30평 정도만 계단식으로 깍아만든 밭입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밭값은 얼마 안 하니 합천쪽 집값으로 본다면 그렇게 싼 주택은 아녔는데 아궁이 집에 대한 환상도 있고 넓은 땅 때문에 아내가 마음에 들어하더군요. 그래서 고민고민하다 바다를 포기하고 아궁이집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계약하고 이사온지 반년, 아내와 얘기를 했는데 이쪽을 선택한 것에 정말 만족하고 있습니다. 아궁이 장작으로 겨울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었고 아궁이 군불을 이용해서 군고구마도 해먹고 생선도 구워먹고 유용합니다.


그리고 바다가 멀어서 놀러가기도 힘들고 고기잡고, 게잡고, 고둥잡고 하는게 어렵다는게 많이 아쉽긴 하지만 내륙에서도 나름 할만한 일이 많더군요.

 

겨울철엔 땔나무를 해야하고 뒤에 텃밭도 있으니 밭도 정리하고 나무도 심고.. 봄이 되어 쑥이랑 냉이도 캐고 머위도 채취하고, 오늘은 음나무(엄나무) 새순을 땄습니다.

 

밤나무 앞쪽에 빼짝마른 가시가 많은 나무가 있어서 음나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별로 쓸모 없는 나무라고 생각했는데 이번 식목일에 면사무소에서 공짜로 나눠주는 것 중에서도 음나무가 있더군요.

 

 

 

그래서 효능을 찾아봤더니 껍질은 삼계탕할 때 넣고 끓여먹는 용도 등으로 한약재로 쓰는데 염증치료효과가 좋은 것 같습니다. 뿌리도 한약재료 쓰고 새순은 개두릅이라고 해서 두릅처럼 무침이나 장아찌, 튀김으로 해먹을 수 있다고 나오더군요.

 

그렇게 이론적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요며칠 사이에 음나무 새순이 돋아났는데 개두릅이라고 불리는 것처럼 두릅과 거의 똑같이 생겼습니다.

 

오늘 된장무침과 튀김으로 해먹어봤는데 가시도 아주 작아서 먹기도 편하고 감촉도 부드럽습니다. 저희 생각엔 두릅보다 더 고급인 것 같습니다.

 

얼마전까지 음나무 필요도 없는 것 같다. 올해 보고 쓸모없으면 내년엔 베어버리자! 얘기까지 했었는데 반대로 지금은 왕창 심어 보자고 바꼈습니다. 추가로 대추, 산수유, 구기자, 오미자, 앵두나무도 심고 내륙에서 재밋게 귀촌생활을 즐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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