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시골집매물을 찾아돌아다니다보니 관련한 문제들이 민감하게 느껴지더군요. 내 땅에 모르는 사람이 농작물을 키우고 있다면 어떻게 내보내야할까요?
당장 건물을 짓고 싶다면 그냥 포크레인으로 밀어버리고 건축을 시작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그런 행동은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땅주인의 허가를 받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거기에 심겨져 있는 채소 등은 농사를 짓는 사람의 소유입니다(대법원 판례)
그런데 그 사람의 동의도 얻지 않고 짓밟아버린다면 손괴죄(損壞罪)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토지소유주 입장에서는 정말 짜증나는 상황이 되는 거죠. 20년 이상 방치해두고 있던 나대지 였다면 혹시라도 이사람들이 점유취득이라도 하려고 이런 일을 하는게 아닌가 의심까지 하게 됩니다.
민법 제245조(점유로 인한 부동산소유권의 취득기간) ① 20년간 소유의 의사로 평온, 공연하게 부동산을 점유하는 자는 등기함으로써 그 소유권을 취득한다.
②부동산의 소유자로 등기한 자가 10년간 소유의 의사로 평온, 공연하게 선의이며 과실없이 그 부동산을 점유한 때에는 소유권을 취득한다.
사실 요즘 시골을 다니다보면 폐가(廢家)가 눈에 가끔 띄는데 이장님이나 이웃분들께 물어보면 그 집주인과는 아예 연락이 안 된다고 하더군요.
타지(他地)에 살고 부모님도 돌아가셔서 고향엔 별로 올 일이 없는 것입니다. 게다가 땅값, 집값도 얼마 안 되고 하니 몇년, 몇십년도 그냥 방치하고 있는거죠.
그런 상황에서 오래간만에 정리하겠다 마음먹었는데 타인에 의해 점유되어 있으면 남의 땅에 침범해서 뭐해? 하는 생각이 드는 것입니다. 좋게 좋게 해결해야하는데 내땅에 허락없이 들어왔다는 악감정부터 생기게 되죠.
사실 대부분의 농사꾼은 그냥 몇년간 방치되어 있는 토지를 보다보니 상추나 오이, 고추, 당근 같이 금방 자라는 채소를 심은 것 뿐입니다. 소유권에 관심있는건 아닐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국 가장 좋은 방법은 대화로 해결하는 것입니다. 그 근처에 본인의 전화번호를 적은 푯말을 세워놓아서 경작자에게 연락을 요청하는 방법도 있고, 인근 주민들에게 물어봐서 찾는 방법도 있습니다.
당장 쓸 계획이 없다면 소액의 지료를 약속하고 임대를 해주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죠. 바로 건축할 거라면 적당한 금액에 그 농작물을 매수해도 됩니다.
그마저도 내키지 않는다면 해당 농작물을 수확할 때까지 몇개월 기다려주면 됩니다. 수확하고 나면 보호해줘야할 재산권이 없으니 그곳에 집을 짓기 시작해도 되죠.
문제는 수목(나무)라든지 몇해 사는 농작물이 심겨져 있을 때입니다. 이땐 문제가 복잡해지니 전문가 상담을 받아보는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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