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일과 가정의 균형을 잡자는 내용의 글을 자주 보게 되면서 과연 나는 어떤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근무하는 곳이 직원이 몇명 안 되는 소규모 회사이다보니 대표 말 한마디에 모든일이 좌지우지됩니다. 이런 부분은 다른 회사들도 비슷할 듯 싶네요.

 

하는 직업이 원가계산인데 프로젝트형식으로 건별로 계약하고 완료해야하는 업무입니다.

 

 

 

 

그러다보니 계약기간을 맞추는게 아주 중요합니다.

 

그래서 일부분 협력하는 파트가 있기는 하지만 거의 1인 책임형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일이 바쁠 땐 혼자서 야근을 하거나 주말에 출근할 때도 종종 있죠. 사실 업무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대표가 직원들이 야근, 주말출근하는 걸 당연하게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부족한 일손을 채울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제가 직원들 중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위치라서 나서서 한명 더 뽑아달라고 매번 요청하는데 그때마다 충원해줄께 해놓고서는 안 뽑는거죠.

 

 

 

 

급여, 시간 외 수당 등도 처음에 약속한 수준보다 못하고, 업무도 가중되고 책임도 무겁고 하다보니 직원들이 오래 버티지 못하고 그만둡니다.

 

그러다보니 팀장과 저 외에는 2년을 버티지 못하더군요.

 

새로 입사한 사람이 교육을 받고 제 몫을 하는데엔 최소 3 ~ 6개월정도. 큰 프로젝트를 맡을려면 1년 가까이는 걸리는데 좀 쓸만하다 싶으면 퇴사하는거죠. 마치 군대와 비슷한 느낌이네요.

 

1년이 지나 혼자서도 알아서 잘 하는 상병쯤 되면 나갈 준비를 하죠. ㅋ

 

 

 

이런 회사분위기이다보니 일이 주가 되고 가정이 후순위가 될 때가 많습니다. 심할 땐 거의 한달 내도록 출근한 적도 있었죠.

 

그렇게 몇달 고생한 다음부터 저는 아예 굵직굵직한 프로젝트만 맡아서 해서 일의 부담을 줄였습니다. 차라리 급여를 적게 받더라도 업무에 파묻혀있는건 아니다 싶더라구요.

 

수신제가치국평천하, 가화만사성이라고 자녀와 아내에게 신경쓸 시간도 없다면 회사일이 잘 되기도 어렵습니다. 이런 부분을 대표가 좀 알았으면 좋겠네요.

 

결국 회사분위기가 바뀌지 않는다면 근무하는 직원입장에서는 사실 일과 가정의 균형을 맞춘다는게 어렵지 않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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