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각박해져가다보니 이젠 점점 친구사이도 믿기가 어려워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어릴 때만 하더라도 중고등학교땐 빌려줄 돈도 없었고 빌려줘봐야 학교준비물 사는데 필요한 몇천원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요즘 상담사례를 보다보면 어른 입장에서 제법 걱정스러운 경우가 종종 있더군요.

 

명품옷이나 고가의 스마트폰 등을 빌려주기도 하고, 이런 아이템을 사는데 몇십만원을 빌려주고 경우에 따라선 이자까지 받는 케이스까지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솔직히 당황스럽지만, 시대가 바뀌면서 청소년들이 소지하는 돈의 규모도 커지고, 씀씀이도 틀려졌으니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봐야할 듯 싶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돈거래는 많아지고 그 규모도 커졌지만 사람들의 생각은 과거나 지금이나 별차이가 없다는 점입니다.

 

즉, 물건을 빌려줬다가 못받게 되거나, 빌려준 돈을 떼였을 경우엔 법적으로 어떻게 되는지 전혀 모른다는 점입니다. 어떻게 처리해야할지도 모르죠.

 

단순히 생각하는건 경찰에 신고하기. 이 부분은 어른이나 아이나 차이가 없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사기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면 경찰은 떼인 돈 문제에 있어서 적극적으로 해결에 나서지는 않습니다. 그냥 민사문제로 판단하여 당사자끼리 해결하라고 하죠.

 

그런데 당사자가 중고등학생일 때에는 상황은 더 복잡해집니다. 만 19세 미만은 법적으로 미성년자취소권이라는 걸 행사할 수 있습니다.

 

민법 제5조(미성년자의 능력) ① 미성년자가 법률행위를 함에는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그러나 권리만을 얻거나 의무만을 면하는행위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②전항의 규정에 위반한 행위는 취소할 수 있다.

 

용돈정도 금액은 마음대로 처분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몇십만원 수준이면 판단이 어렵습니다. 이자계약같은 건 당연히 불리하니 언제든 취소할 수 있다고 볼 수도 있죠.

 

 

 

 

이렇게 취소권을 행사하면 현존하고 있는 잔여 이익부분에 대한 반환만 이뤄지면 됩니다.

 

이렇게 본다면 옷이 찢어졌다고 하더라도 소유자가 그냥 손해를 봐야하고, 돈을  잃어버렸다고 한다면 그에 대한 반환요구도 쉽지 않게 됩니다.

 

대화, 합의로 해결이 안 된다면 결국 민사소송절차를 통해서 해결해야하는데 채무자가 미성년자라면 법조치도 어렵습니다. 자기명의 재산이 거의 없으니 승소판결을 받아도 회수가 어려운거죠.

 

거기에 청구금액도 몇십만원 수준이면 소송비용, 시간, 절차의 불편성 등을 생각하면 실익도 적습니다.

 

 

 

한마디로 말해서 법을 바탕으로 본다면 미성년자와의 돈이나 물건거래에서는 빌려준 사람만 손해를 보게 됩니다. 거래를 할 논리적인 이유는 없는거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고등학교 친구이기 때문에 친분관계로 주고 받고 하게 되는 것입니다. 떼이게 되더라도 뭐 어쩔 수 없지 하는 마음가짐으로 빌려주는거고, 반드시 회수해야한다! 이런 생각이 있다면 처음부터 건네주지 말아야합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형사사건이 될 때에는 전혀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형사미성년자는 만 19세가 아니라 만14세이며 그 이하 연령도 보호처분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단돈 1만원이나 그 정도 가치의 물건이라고 하더라도 사기죄, 절도죄, 횡령죄, 점유이탈물횡령죄 등의 범죄가 성립할 수 있기 때문에 절대 해선 안 됩니다. 그러므로 소액이라고 하더라도 절대! 범죄에 관련 될 수 있는 행위는 하지 않는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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