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 보면 대밭, 즉 대나무가 잔뜩 자라고 있는 곳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합천으로 이사를 왔는데 이곳도 그렇더군요.
농가주택 뒷쪽 넓은 땅에 엄청 많은 양이 자라고 있더군요. 문득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딱히 돈도 안 될 것 같은데.. 왜 저렇게 많이 키우시고 계실까? 하는 생각입니다. 주변에는 대부분 밤나무가 많이 심겨져 있는데 그게 더 수익성이 좋지 않을까 하는 것입니다.
한참 고민을 해보니 대나무밭도 죽순으로 돈이 될 것 같기도 하더군요.
아내가 호기심을 참지 못해 이웃 할머니께 왜 키우고 계신지 여쭤봤습니다. 예상치 못한 말씀을 하시더군요.
옛날에는 씀씀이가 많아서 일부러 많이 키우셨다는 말씀이었습니다. 대자리, 대바구니, 참빗, 죽부인 같은 죽세품(竹細品)이 정말 많았죠.
그래서 집집마다 뒷쪽에 키웠는데.. 어느 순간부터 플라스틱 상품들이 늘어나면서 수익성이 없어졌다더군요. 결국 그대로 그냥 방치된 모양입니다.
무럭무럭 자라는 걸 베어 없애고 거기에 다른 것을 다시 심기에는 너무 노동력이 많이 드는 것 같습니다.
여쭤보는 김에 감나무에 감도 주렁주렁 달려서 주홍색으로 다 익어가는데 왜 안 따시느냐고 여쭤봤는데 역시 비슷한 말씀을 하시더군요.
예전엔 곶감을 만드셔서 많이 심었는데 지금은 안 만드신다고.. 그냥 주렁주렁 달려 있는게 운치가 있어서 따지도 않고 둔다고..
저희 집 옆에 감나무도 마음대로 따먹어도 된다고 하시더군요. 훔~ 그래서 이번 가을에는 곶감이나 감말랭이라도 만들어볼까 생각중입니다.
대나무밭도 인기가 있었던 시절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우리 땅에도 대나무가 조금 있던데 뭘 할지 고민을 좀 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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